소소한 일상과 이웃의 이야기를 엮어내는 10주간의 프로젝트, <여름의 이야기 수집가> 프로그램이 시작되었습니다. 혼자 글을 쓰는 일은 조금 어렵게 다가올 수 있지만, 함께하는 기록이라면 한결 가벼운 마음으로 시작할 수 있겠지요. 스무 명의 수집가가 저마다의 시선으로 밀양의 계절을 채집하고 있습니다. 그 여정을 나누기에 앞서, 저만의 작은 여름 조각을 꺼내어 보려 합니다.
여러분은 여름의 첫 장을 어떻게 채우셨나요? 저는 자연의 색과 입안의 감각으로 초여름을 가장 먼저 수집했습니다. 이맘때 밀양대의 나무들은 옅은 연둣빛에서 짙고 단단한 초록으로 자라납니다. 잎들은 무성해지고, 아래로 그늘이 깊어집니다. 밀양(密陽)이라는 이름에 걸맞게 내리쬐는 볕은 뜨겁지만, 그늘로 한 걸음 물러섰을 때 맞이하는 바람은 땀을 식히며 열기도 함께 가져가 주었습니다.
식탁 위의 색도 한층 다채로워집니다. 신선한 오이를 씻어 한입 베어 물면 귓가에 울리는 아작-하는 소리나, 방울토마토가 톡- 터지며 주는 식감은 입안 가득 여름을 실감 나게 해줍니다. 혼자라면 선뜻 손이 가지 않는 수박을 동료들과 함께 나눠 먹던 달콤함도 참 기분 좋은 기억입니다.
다들 어떤 기억으로 여름을 기록하고 계신가요? 그사이 선선했던 초여름의 밤은 이제 뜨거운 한여름의 열기 속으로 녹아들었습니다. 매해 그렇듯 유난히 덥게 느껴질 올여름이지만 수집가들이 적어 내려갈 멋진 여름 도감을 기다리며, 모두 건강한 계절을 보내시길 바랍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