점심 식사 후, 햇살이 잘 드는 2층 소파에 앉아 압화 엽서 만드는 시간을 좋아합니다. 선물 받은 꽃들이 시들어가는 게 아까워 시작한 일인데, 어느새 하루 중 가장 기다려지는 시간이 되었습니다. 꽃잎과 닮은 실을 찾아 엮어 가다 보면 무심코 지나쳤던 화분의 꽃망울이나 소파에 닿는 볕까지 이전보다 조금 더 포근하게 느껴지곤 합니다.
의자에 몸을 기댄 채 뜨개질을 하는 사람, 빈백에 누워 책의 다음 장을 넘기는 사람, 마루공간에서 들리는 아이의 웃음소리, 푸르름 가득한 밀양대 이곳저곳을 산책하는 사람. 이처럼 각자만의 방식으로 시간을 보내는 모습들을 마주하게 됩니다.
밀양소통협력공간이 12월에 개관하여 4월에 정식 운영을 시작하며 많은 분이 방문해 주고 계십니다. 공간을 방문해 주신 분들이 1층 그라운드를 보고 “여기서 연극 해도 되겠는데?”, “영화 보면 너무 좋겠다.”라며 나누신 대화가 기억에 남습니다. 저마다의 상상으로 각기 다르게 그려지는 공간의 모습들. 누군가의 즐거운 상상으로 채워지는 과정을 지켜보는 일은 제게도 기분 좋은 설렘이었습니다.
그 상상들은 조금씩 현실이 되고 있습니다. 1층 그라운드에서 ≪듣보인간의 생존신고≫ 영화를 보고, 3층 강의실에서는 이모티콘 작가가 되어 보고, 4층 공유주방에서는 밀양의 봄 플레이트를 만드는 시간이 공간을 채웠습니다. 코워킹 스페이스를 방문하여 저마다의 할 일을 위해 찾아주시는 분들도 늘었습니다. 공간은 그저 존재할 뿐이지만, 각자의 즐거움을 찾아가는 분들 덕분에 이곳이 완성되어 간다는 느낌을 받습니다.
가벼운 마음으로 한 번 들러보세요. 꼭 무언가를 하지 않아도 괜찮습니다. 머물다 보면, 무엇을 하면 좋을지 상상하고 있는 자신을 발견하게 될지도 모릅니다. 2층 소파에서 나만의 시간을 즐기는 저처럼, 여러분도 밀양소통협력공간에서 이것저것 해보며 각자의 즐거움을 발견해 보시면 좋겠습니다.
p.s. 4월 25일(토) ~ 26일(일) 양일간 해천에서 아홉 번째 ‘느린물결마켓’ 열립니다! ‘우리는 친구’라는 주제로 서로의 속도를 닮아가는 시간을 가지려 합니다. 느긋하게 해천을 거닐며, 모두와 친구가 되는 따듯한 봄날을 만끽해 보세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