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서만 지나면 거짓말처럼 시원해진다는, 처서매직이라는 말이 있지요. 그런데 정작 처서가 지나고도 더위는 좀처럼 물러서지 않았습니다. 갈수록 더워지는 날씨에 처서매직도 이제 옛말이 되었나 싶던 참, 어느새 공기가 바뀌어 있었습니다. 하늘은 한층 맑아져서, 건물과 하늘의 경계가 선명하게 나뉩니다. 마치 흐릿하던 풍경의 해상도가 갑자기 올라간 것처럼요.
여름의 안녕과 함께, <여름의 이야기 수집가> 프로그램도 마무리가 되었습니다. 지난 주말, 열두 명의 수집가들과 함께 7월부터 9월까지의 여정을 마무리하는 결과공유회를 가졌습니다. 저마다 다른 시선으로 채집한 밀양의 여름이 한자리에 모이는 시간이었습니다.
인터뷰이가 애정하는 것, 귀하게 여기는 것을 인터뷰어도 함께 귀하게 바라봐주는 태도가 글 곳곳에서 느껴졌습니다. 애정이 묻어나는 사진과 글을 따라가다 보니, 미처 몰랐던 밀양의 장소와 사람, 이야기들을 새로 알게 되었고요. 따뜻한 보리차 한 잔을 곁에 두고 읽어 내려가니, 몸도 마음도 함께 데워지는 기분이었습니다.
<여름의 이야기 수집가>의 기록은 사람, 공간, 라이프스타일 세 꼭지로 정리하였습니다. 이번 먼슬리밀양에서는 '사람'에 대한 글을 나눕니다. 선선한 바람이 부는 곳에서 함께 읽어보시면 좋겠습니다.